서울 대형 체육시설에 목구조 등장…건축시장 변화 신호
- 날짜 26-05-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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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동 복합체육시설 설계공모 당선작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이색·디디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장동 복합체육시설’ 설계공모 당선작에 하이브리드형 목구조 시스템이 제안되면서 국내 건축·목재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대형 체육시설은 철근콘크리트와 철골 중심으로 계획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공모에서는 대규모 장스팬 체육관에 목구조를 적극 적용하는 방향이 제시되면서 건축시장의 변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광진구 광장동 318 일대에 조성 예정인 ‘광장동 복합체육시설’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이색·디디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작품을 선정했다. 예정 공사비는 약 1,568억원, 설계비는 약 93억원 규모로 최근 국내 공공건축 설계공모 가운데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로 평가된다. 설계기간은 약 18개월이며 2028년 착공, 2031년 준공이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제규모 다목적 체육관과 보조경기장, 선수훈련시설, 친환경 공원, 환승주차장 등을 포함하는 복합 공공개발 사업이다. 서울시는 장기간 유휴화된 부지를 시민에게 열린 공공공간으로 재해석하고, 국제대회와 공연, 생활체육 기능이 공존하는 도시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업계의 시선을 끈 부분은 당선안에 제안된 ‘하이브리드형 목구조 체육관’이다. 심사 과정에서도 가장 강한 주목을 받은 요소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심사위원단은 “장스팬의 목구조 체육관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케이블과 철물이 보강된 하이브리드 목구조는 현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당선안은 원형 형태의 주경기장 구조를 기반으로 목재 특유의 따뜻한 질감과 투명한 공간감을 강조했다. 단순히 ‘목재를 일부 사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공간 구조 시스템 안에 목구조를 핵심 개념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장동 체육복합시설 설계공모 당선작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이색·디디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국내에서 대형 체육관과 경기장은 오랫동안 콘크리트와 철골 중심으로 설계돼 왔다. 가장 큰 이유는 구조 안정성과 내화 성능, 장스팬 구현 능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매스팀버(Mass Timber)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글루램(Glulam), 구조용 집성판(CLT), LVL 등 공학목재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공항, 체육관, 전시장, 대형 오피스, 고층건축까지 목조건축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해외에서는 이미 대형 체육시설과 공공건축에서 목구조 활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프랑스는 2024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대규모 목조건축 프로젝트를 확대했고, 북유럽 국가들은 체육관과 학교, 공공청사에 목구조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역시 매스팀버를 활용한 장스팬 건축시장이 성장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목조건축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목조건축을 단독주택 중심으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공공건축과 대공간 구조물까지 논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정책과 ESG 경영 확산, 저탄소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 증가가 목조건축 시장 확대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목재는 제조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 특성이 있다. 콘크리트와 철강 중심의 건설산업이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규제 대상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면서, 건축 자재의 전환 흐름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장동 체육복합시설 설계공모 당선작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이색·디디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이번 광장동 복합체육시설 설계공모는 단순한 건축 프로젝트를 넘어 국내 건축산업의 방향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공공 대형시설에서도 목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상징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목재산업 측면에서도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목조건축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구조용 목재 공급체계, 등급구분 시스템, 건조 품질, 라미나 생산, 공학목재 제조설비, 설계값 데이터 구축 등이 함께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향후 국내 공공건축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만약 실제 시공 단계까지 목구조 개념이 유지된다면, 향후 체육관·전시장·복합문화시설·공공청사 등 다양한 분야로 목조건축 적용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현실적인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는 아직 대형 목조건축 경험과 구조설계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공학목재 생산기반 역시 제한적이다. 내화와 난연, 유지관리, 공사비, 구조인증 등 해결해야 할 제도적 과제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모 결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목조건축은 더 이상 단독주택 시장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서울 한복판의 대형 공공 체육시설에서 목구조가 핵심 설계 개념으로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내 건축시장의 변화 흐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목재산업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목조건축을 소규모 건축 중심으로 인식했지만, 이제는 대공간 구조와 공공건축까지 시장이 확장되는 단계로 들어가는 분위기”라며 “국산목재 산업도 단순 원목 공급이 아니라 구조용 공학목재와 고부가가치 건축자재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광장동 복합체육시설 프로젝트는 아직 설계 단계에 불과하지만, 국내 건축시장과 목재산업에 던지는 상징성은 결코 작지 않다. 공공건축의 패러다임 변화와 매스팀버 시장 확대 가능성, 그리고 국산목재 산업화의 미래 방향까지 동시에 보여주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 한국목재신문(https://www.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