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창간 26주년 기념 좌담회 ③ AI 시대, 목재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 날짜 25-08-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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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용은 목재산업도 피할 수 없는 길”

좌로부터 파셉 김현승 대표, 이동흡 동국대 교수, 조재성 목재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윤형운 발행인, 강태웅 단국대 교수.
좌담회 참석자 : 좌장 윤형운 발행인, 단국대 강태웅 교수, 국민대 이동흡 교수, 목재공업협동조합 조재성 전무, 파셉 김현승 대표
윤형운 발행인 :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전 세계 1위에 오르고, AI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목재산업은 자동화조차 부족한 상황입니다. 오늘은 AI 활용이 목재산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논의해보겠습니다.
시대의 전환, 산업의 질문
윤형운 발행인 : “토론자분들은 AI를 써보신 느낌은 어떤가요?”
강태웅 교수 : “AI는 명확한 지시가 없어도 몇 초 만에 답을 줍니다. 질문을 반복하면 답을 좁혀갈 수도 있어 대학원생 3~4명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느낍니다. 결국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성과가 달라집니다.”
김현승 대표 : “목재산업도 AI 도입이 필수라고 봅니다. 저희는 사전 회의 준비에 챗GPT를 활용하고 정기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목재산업은 데이터가 부족해 AI 적용이 쉽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입니다. 저희 회사가 생산하는 건조기도 궁극적으로 AI 기반으로 생산하는 게 목표라 AI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동흡 교수 : “목재산업에서 AI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인 듯합니다. 해외는 임업·재고관리 등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윤리적 문제, 인력 양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조재성 전무 : “AI의 중요성은 알지만, 고령화와 아날로그 방식이 여전한 국내 산업에서 현실과의 괴리가 큽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윤형운 발행인 : “AI 도입이 설비투자 약화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강태웅 교수 :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진 못합니다. 다만 건축은 저에너지·탄소중립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고, 결론적으로 목조건축이 답입니다. AI, BIM, OSC가 결합하면 치수 안정성이 관건이 되며, 이를 위해 개질처리와 수퍼우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거 철과 PC 공법이 산업혁명을 이끌었듯, 목조건축이 저에너지 소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산업혁명 때 철이 등장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철의 치수안정성과 정밀함이 산업 자체를 바꿔 버렸습니다. 유럽에서 20세기 중반쯤 프리캐스트 콘그리트(PC)와 글루램도 등장했어요. 지금은 PC 공법이 기계화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에너지 산업이라 해서 배척되는 반면에 저에너지 생산 목재 소재들로 지어지는 목조건축은 해외에서는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김현승 대표 : “10년 전 압축목재 연구를 했지만 설비투자 한계로 멈췄습니다. 메릴랜드 대학의 압축목재 연구를 보며 다시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AI는 목재산업 어디에 스며드는가
이동흡 교수 : “AI는 생산·가공·물류·마케팅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합니다. 특히 재고관리와 반복 업무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김현승 대표 : “독일 리그나 전시회에서 3D 스캐너와 AI를 이용한 제재·집성재 생산을 보았습니다. AI가 방향·결합면을 자동으로 결정해 생산수율과 품질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윤형운 발행인 : “리그나에서 본 AI 기반 집성재 생산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판재를 6면 스캔해 최적 방향으로 핑거조인트를 결정하니 수율·품질·원가 경쟁력이 모두 향상됐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쓸 만한 원목을 칩핑하거나 장작으로 쓰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강태웅 교수 : “AI 적용을 위해선 기초 데이터가 필수인데, 우리는 데이터 축적이 부족합니다. 준비가 시급합니다.”
윤형운 발행인 : “핀란드 자텍(jartek)은 AI로 온도·습도·풍속을 자동 조절해 결함을 최소화하는 건조기를 개발했습니다. 모두의 희망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김현승 대표 : “AI 건조기를 위해 최소 50만 건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저희도 꾸준히 데이터를 구축 중입니다.”
이동흡 교수 : “반복적인 일, 재고관리, 유통이나 마케팅은 AI의 활용이 가능한 부분이고 목재산업체도 가능한 부분부터 AI를 이용한 경영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일을 시작하는 부분은 크게 도움을 줄 수가 있어요.”
강태웅 교수 : “완벽하지는 않아도 일의 계획단계에서는 큰 도움이 됩니다. 일의 시작을 빨리해 주는 역할은 분명합니다. 몇 주 또는 몇 달을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해 AI가 안을 제시해 주니까 거기서부터 출발하면 되지요. 아이디어 때문에 끙끙 앓지 않아도 되요.”
조재성 전무 : “조합 일로 여러 회사들을 다녀 봅니다만, 자동화조차도 안 돼 있는 실정의 회사가 대분분이어서 AI를 이용한 생산은 참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현실입니다. 노동자의 고령화, 디지털 기술 기피 등으로 기술의 수용이 저조하다는 현실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AI를 적용한 생산설비들을 도입해서 혁신을 이룰 수는 있을 것입니다.”
김현승 대표 : “타 산업분야들은 중기청을 통해 AI 관련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만 목재가공은 이런 지원분야에 항목으로 들어가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과제
윤형운 발행인 : “AI를 업무에 활용하며 그 가능성에 놀라고 있습니다. 목재산업 최초의 인공지능 기자 ‘채포터’를 통해 온라인 기획기사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김현승 대표 : “3D 스캐닝으로 원목을 돌려 최적 수율 위치를 잡는 기술은 이미 일반화됐습니다. 내부 옹이 위치까지 파악해 제재에 반영하는 기술도 등장했습니다. 최적 생산을 유도하는 시대입니다.”
윤형운 발행인 : “리그나 전시회에서 AI 기반 집성판 생산을 봤습니다. 제재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율이 2~3% 상승했고, 짧은 판재를 AI로 집성하면 수율이 67%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설비가 제재·집성 수율을 즉시 모니터에 표시해 줍니다. 생산과 동시에 원가경쟁력이 크게 향상됨을 인지하게 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재성 전무 : “AI의 도움을 받으려면 데이터화·표준화·플랫폼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왜곡되지 않은 데이터 생성이 중요합니다.”
강태웅 교수 : “목조건축은 탈현장시공(OSC)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비와 품질을 고려하면 당연한 귀결입니다. 학교 건축을 담당하는 기관이 경량 목조와 RC조 공사비 비교를 요청해 데이터를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한 동의 공사비를 산출해 전체 비용을 계산했더니 목조가 62억 원, RC조가 97억 원으로 약 30% 저렴했습니다. 프리패브 구조와 단열재 포함, 짧은 공사 기간과 적은 인력 투입 덕분이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까지 고려하면 목조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었고, 기관도 이 결과에 크게 놀랐습니다.”
윤형운 발행인 : “고무적인 결과네요. RC조가 더 싸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바뀌어야겠군요. AI도 RC가 유리하다고 답할지 모르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려야겠습니다.”
강태웅 교수 : “평당 가격이 아닌 물량 단위로 비교하면 목조가 RC보다 경제적입니다.”
김현승 대표 : “저도 이번에 국산재를 이용해서 중목구조로 집을 직접 지으려 합니다. 건축에 필요한 소재를 직접 생산하고 시공에도 깊이 참여하면서 건축비용까지 검증해 볼 예정입니다..”
윤형운 발행인 : “AI 토론이 건축으로 이어졌습니다. 목조건축은 목재산업의 꽃입니다. AI와 로봇가공, 자동화가 결합하면 국산재에도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목재산업이 AI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 것 같습니다. 바쁘신데 귀중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한국목재신문(https://www.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