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가 폐목재를 단열재로… 재활용 난제 ‘OSB’, 저탄소 소재로 탈바꿈
- 날짜 26-09-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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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이 까다로운 건축 폐기물을 흔한 목재부후균으로 분해해 석유화학 기반 제품에 맞먹는 친환경 단열재로 변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배스대학교(University of Bath) 연구진은 처리가 어려운 폐목재를 곰팡이(균류)로 분해·활용하는 기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건설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과 매립되는 폐기물의 주요 발생원 중 하나다. 특히 목재 폐기물은 전체 건설·철거 폐기물의 약 3분의 1, 전체 매립 폐기물의 10% 가까이를 차지한다. 여기에 강도를 높이고 부패를 막기 위해 합성수지로 가공된 목재는 재활용이 어렵고, 매립·분해 과정에서 유독 화학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 폐OSB에 '구름버섯' 접종… 합성수지 장벽 넘고 균사체 형성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곰팡이가 자라며 뻗어나가는 뿌리 형태의 실 그물망, 즉 '균사체(Mycelium)'다. 균사체는 유기물을 분해해 양분을 흡수하는 동시에 재료를 단단히 묶어주는 천연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열을 차단하고 화재에 잘 견디는 복합재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 폐기물로 OSB(배향성 스트랜드보드)를 선정했다. OSB는 목재 조각을 합성수지와 함께 압착·접착해 만든 구조용 판재로 내벽·바닥·지붕 등에 널리 쓰이지만, 폐기 시 주로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연구진은 폐OSB를 잘게 부수고 물에 불린 뒤, 영국 삼림에서 흔히 발견되는 목재부후균인 ‘구름버섯(Trametes versicolor)’을 접종했다. 실험 결과, 합성 첨가물이 포함된 폐목재임에도 구름버섯은 성공적으로 번식하며 튼튼하고 균일한 구조의 소재를 완성했다.

폐OSB에 곰팡이(구름버섯)를 접종해 균사체 복합재로 만들고, 이를 건축물 단열재로 활용하는 과정을 정리한 그림이다. [그래픽=한국목재신문]
■ 기존 단열재 수준 성능… 생산 탄소 배출은 10분의 1 수준
성능 평가 결과, 해당 바이오 소재의 단열 성능은 기존 상용 단열재와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은 기존 단열재 대비 10분의 1 이하로 대폭 낮았다. 발포폴리스티렌(EPS)이나 압출폴리스티렌(XPS), 미네랄울 같은 석유화학·무기질 기반 제품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조니 와일드먼(Joni Wildman) 배스대 건축·토목공학과 연구원은 "건축 분야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수명이 다한 재료의 처리 문제"라며 "곰팡이가 유해 폐기물을 가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친환경 단열재를 생산하는, '두 가지 역할'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 포장·방음재 확장 기대… "건조 공정 에너지 절감이 과제"
연구를 지도한 앤드루 셰이 박사는 "생물학을 활용해 건축에서 소재를 만들고 쓰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흥미로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와일드먼 연구원은 "이 개념을 더 시험해 나가면 이런 소재가 포장재·방음재, 나아가 섬유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며 탄소 배출이 많은 소재를 생분해성·순환형 대안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구진은 이 친환경 단열재 역시 제조 과정 중 곰팡이를 말리는 '건조' 단계에서 대부분의 에너지가 소비되고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이에 따라 향후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는 과정에서 건조 공정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환경 영향을 더욱 줄일 계획이다. 또한 장기 내구성과 습도 변화에 따른 반응을 평가하는 한편, 플라스틱이나 유독성 물질 등 처리가 까다로운 다른 폐기물로 연구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자료 출처: EurekAlert! 연구 보도자료(배스대학교, 2026년 5월 18일) / 원 논문: Scientific Reports(2026), DOI 10.1038/s41598-026-52430-w
출처 : 한국목재신문(https://www.woodkorea.co.kr)